평택시의회, 여야가 ‘한 색’ 입었다. 을지연습 현장서 어우러진 ‘노랑·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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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방의회에서도 보기 드문 ‘여야 통일 조끼’…정당 구분보다 ‘한 팀’ 강조
“재난·현장에 여야 따로 없다”…3만 여원 실용복으로 통일성·기동성까지
행사·재난현장 언제든 착용…보관·세탁 편한 조끼형으로 의회 정체성 살려

▲평택시의회 의원들이 조끼형 민방위복을 착용하고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평택시의회
평택시의회가 2026년 을지연습 기간 평택시청을 비롯해 평택소방서와 송탄소방서를 차례로 방문해 국가 비상사태 발생에 대비한 기관별 대응체계와 비상근무 상황을 점검하고, 훈련에 참여한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그런데 이번 을지연습 현장에서는 예년과 확연히 다른 색다른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동안 각종 재난·비상훈련 현장에서 노란색과 초록색 등 서로 다른 민방위복을 착용하면서 여야의 당색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던 모습이 사라진 것이다.
대신 의원들은 여야 구분 없이 동일한 디자인과 색상의 조끼를 맞춰 입고 나란히 현장에 섰다. 평택시의회가 ‘당색(黨色)’을 벗고 ‘평택색’을 입은 셈이다. 이번 통일 복장은 단순히 옷을 맞춰 입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야 의원들이 합의를 통해 마련한 공통 민방위활동복으로, 의회 안에서는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와 정책을 놓고 경쟁하고 견제하더라도 시민 안전과 지역 발전을 위해 뛰는 현장에서는 ‘평택시의회’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움직이자는 취지가 담겼다.
특히 재난과 안전 문제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는 공감대도 바탕이 됐다. 정치적 색깔을 앞세우기보다 지역 현안을 함께 책임지는 지방의회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주자는 의미다.
공개된 지방의회 사례와 관련 보도를 살펴보면 민방위복을 공동 구매하거나 의원들이 함께 착용한 사례는 있지만, 여야가 합의해 정당을 연상시키는 색상을 배제하고 동일한 조끼형 의정활동복을 마련한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평택시의회의 이번 시도는 전국 지방의회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번 통일 복장의 취지를 ‘협치’와 ‘현장 중심 의정활동’에 두고 있다.
최두성 국민의힘 평택시의회 대표의원은 “의회에서는 정당에 따라 생각과 정책이 다를 수 있고 때로는 치열하게 논쟁해야 하지만, 시민의 안전과 평택의 발전을 위해 움직이는 현장에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같은 조끼를 입는 작은 변화부터 시민들에게 평택시의회가 하나의 팀으로 일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동윤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도 “민방위복에서 노랑과 초록처럼 정당을 연상시키는 색깔보다 시민을 위해 함께 일하는 의원들의 모습이 먼저 보여야 한다는 데 여야가 뜻을 같이했다”며 “정치는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시민의 안전과 지역 발전이라는 목표는 하나인 만큼, 현장에서는 당색을 내려놓고 평택시의원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뛰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어느 한쪽의 정당 색상을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당색에서 벗어난 공통 복장을 여야가 합의해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보여주기용 단체복’ 넘어 실용성도 잡았다. 이번 민방위활동복은 상징성뿐 아니라 실용성에도 초점을 맞췄다. 조끼 형태로 제작돼 활동성이 높은 데다 1벌당 가격도 3만여 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세탁과 보관도 간편해 평상시에는 개별 보관하다 재난·훈련·봉사활동이나 각종 현장 의정활동이 있을 때 곧바로 착용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조끼 안에 입는 옷을 달리할 수 있어 활용 범위도 넓다. 특정 행사에 한 번 입고 마는 단체복이 아니라 재난 대응과 봉사활동, 기관 방문, 각종 현장점검 등 의정활동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림질 등 별도의 복잡한 관리 없이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통일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통일성과 기동성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다.
지방의회에서 여야 간 정치적 견해와 정책적 입장이 다른 것은 자연스럽다. 치열한 토론과 견제 역시 의회의 본질적인 역할이다. 하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 지역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앞에서까지 정당의 경계가 앞설 이유는 없다.
그런 점에서 평택시의회의 통일 조끼는 단순한 복장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의회 안에서는 정책으로 경쟁하되 시민 앞에서는 평택을 위해 함께 뛰는 ‘한 팀’이 되겠다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그동안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났던 노랑과 초록의 구분이 사라지고 하나의 복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는 점이 이번 변화의 핵심이다. 고가의 단체복을 별도로 제작하기보다 3만 여 원 정도의 실용적인 조끼를 선택해 예산 부담을 낮추고, 세탁과 보관, 반복 사용까지 고려한 것도 실용적인 선택이다.
정치는 색깔로 구분될 수 있다. 그러나 시민 안전과 지역 발전까지 색깔로 나뉠 수는 없다. 그동안 작은 갈등이었지만 말도 많았던 노랑도 초록이 어우러졌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평택시의회’라는 하나의 색깔이었다.
2026년 을지연습 현장에서 평택시의회가 보여준 작은 복장의 변화는 서로 다른 당색을 내려놓고 “평택을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작은 조끼 하나의 변화지만, 정당의 경계를 넘어 협치와 실용을 시민에게 보여주는 지방의회의 색다른 시도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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