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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택시 안중출장소 문종호 소장, 현장 행정 35년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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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2-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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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안중출장소 문종호 소장. (사진=평택인뉴스)



평택시는 평택·송탄·안중 3개 시·군·읍이 통합돼 형성된 도시다. 이 가운데 안중을 중심으로 한 서부지역은 평택항과 산업단지, 농업 기반이 공존하는 전략적 공간으로, 타 지자체의 ‘구(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서부권 행정을 총괄하는 핵심 축이 안중출장소다.


평택항과 현덕·포승 국가산업단지, 농업·어업 기반 지역, 신도시 개발지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행정 수요를 담당한다. 또한 안중전통시장, 서부문화예술회관 등 생활·문화 인프라와 교육·의료·상업시설이 밀집해 있어 행정 수요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이처럼 산업·물류·농촌·주거 기능이 동시에 작동하는 서부지역의 행정을 조율하는 자리가 바로 안중출장소장이다.  민원이 시장까지 올라가기 전 현장에서 흡수·조정하며, 주민과 기업, 단체를 직접 만나 문제를 풀어가는 현장형 리더십 때문이다.


35년 공직 인생을 걸어온 그의 행정 철학과 서부권을 책임지는 문종호 안중출장소장의 역할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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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출장소 소장실에서 업무 중인 문종호 소장.(사진=평택인뉴스)



Q. 안중출장소장은 별명이 ‘암행어사’라는 말이있다.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A. 솔직히 부담스럽습니다. 암행어사는 조선시대에 왕명을 받아 부정부패를 감시하던 존재였지 않습니까. 다만 주민들께서 그런 별명을 붙여주셨다는 것은 ‘현장에서 보인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민원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주민이 찾아오기 전에 먼저 현장을 찾아가고, 단체와 기업, 농민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습니다. 작은 불편이라도 귀 기울여 듣고 해결 방향을 설명하려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신뢰가 조금씩 쌓였다고 생각합니다.


Q. 실제로 안중 지역 민원이 많이 줄었다는 평가가 있다. 그 배경은?


A. 예전에는 안중이 평택시에서 소외받는다는 여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다녀보니 상당 부분은 정보 부족에서 비롯된 오해였습니다.


그래서 시정 방향과 추진 상황을 꾸준히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또 민원이 접수되면 ‘된다, 안 된다’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지 반드시 설명합니다. 결과보다 과정의 설명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정장선 시장도 “안중 쪽 민원이 줄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이는 저 혼자의 성과가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만든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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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안중출장소, 서부지역 5개 읍면 단체장과 간담회 개최 모습. (사진=안중출장소)



Q. 안중출장소 행정의 핵심을 무엇으로 정의하는지?


A. 저는 ‘새로운 정책’보다 ‘지역 안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장소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행정 단위입니다. 생활 속 불편을 줄이고, 시정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으며, 지역의 목소리를 본청에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안정이 확보돼야 발전 논의도 가능합니다. 행정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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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서부지역 경제단체 협의회와 간담회 모습. (사진=안중출장소)



Q. 35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돌아본다면?


A. 학교 다닐 때부터 공직은 제게 선망의 직업이었습니다. 부친의 권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청춘과 시간, 열정을 모두 공직에 쏟아부었습니다. 아내가 “하루 에너지의 80~90%를 다 쓰고 퇴근한다”고 말할 정도로 늘 몰입하며 일해왔습니다. 스스로 평가하자면 저는 ‘적극적인 공무원’이었고, 늘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했던 사람입니다.


저를 지탱해 준 힘 중 하나는 등산입니다. 젊은 시절 백두대간 1,400km를 종주하며 배운 것이 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쌓아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공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단번에 해결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때로는 가파른 오르막처럼 힘들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방향을 잃지 않고 묵묵히 걷다 보면 결국 길이 열립니다.


산을 오르며 체력뿐 아니라 인내와 균형을 배웠고, 그 경험이 행정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멀리 보는 시야와 지금 발밑을 살피는 집중력,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는 점에서 산행과 공직은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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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으로 호연지기를 키운 문종호 소장.(사진=문종호)



Q. 후배 공직자들에게 늘 강조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A. “공무원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시간만 있으면 시민이 원하는 일을 결국 해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연구하고 설득하고, 필요하다면 조례 개정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물론 합리성과 타당성은 전제돼야 합니다. 그러나 쉽게 포기하지 않는 태도, 소신을 갖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책임감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민원 해결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기억에 남는 현장 성과를 꼽는다면?


A. 현덕~안중 시내 진입도로 병목구간 개선이 떠오릅니다. 예산 부족으로 확장 사업이 중단됐지만, 교차로 개선이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냈습니다.


토지·시설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설득했고, 본청과 수차례 협의해 최소 비용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또 청북터널 조명 456개를 LED로 교체해 밝기를 두 배 이상 개선했습니다.


가로등 정비처럼 작아 보이는 사업이지만 주민 체감도는 매우 큽니다. 이런 변화들이 쌓여 지역 분위기를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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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북터널 조명 456개를 LED로 교체해 밝기를 두 배 이상 개선된모습.(사진=안중출장소)




Q. 직원들과의 소통 방식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A. 격월로 ‘생일자 간담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사 후 주요 사업 현장과 기관을 함께 둘러보며 지역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권위를 내려놓고 편하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조직의 신뢰를 만듭니다. 건강한 조직이 있어야 건강한 행정이 가능합니다.


남은 1년여의 시간도 책상보다 현장을 택하겠습니다. 주민과 함께 숨 쉬는 행정을 끝까지 이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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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맞은 출장소 직원들과 함께하는 '생일자간담회' 모습.(사진=안중출장소)



Q.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A. 먼저 늘 행정을 믿고 협조해주시는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행정은 공무원 혼자서 완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때로는 따끔한 지적이 있어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민원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을 아끼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결과가 늦어지거나 기대에 못 미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도 행정을 불신하기보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고, 대화의 문을 열어주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끝까지 설명하고, 가능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남은 공직 기간 동안에도 저는 책상보다 현장을 택하겠습니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를 가볍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안중, 더 나아가 서부지역이 안정되고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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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호 소장이 직접 만든 안중의 노을 사진 작품.(서진=문종호)

 


‘암행어사’라는 별명은 누군가의 홍보 전략이 아니라, 현장에서 쌓인 신뢰의 또 다른 이름이다. 35년 공직의 시간 동안 문종호 소장은 정책보다 사람을, 보고서보다 현장을 택해왔다.


“공무원은 의지와 열정, 시간만 있으면 결국 해낼 수 있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교통 병목을 풀고, 어두운 터널을 밝히고, 민원의 온도를 낮춘 구체적인 실천의 기록이다.


남은 1년. 그의 발걸음은 여전히 현장을 향해 있다. 드러내기보다 먼저 움직이는 행정, 설명으로 신뢰를 쌓는 리더십. 그 시간이 쌓여 안중의 공기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


▲김샛별 기자 pti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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