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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호 칼럼] 평택시문화재단, 몸집은 커졌는데 시민과 예술인은 왜 더 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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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8-24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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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서인호 대표



평택시문화재단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질문은 단순하지만 지금 평택의 문화행정을 돌아보는 데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다.


문화재단은 행정조직 하나를 더 만들기 위해 탄생한 기관이 아니다. 경직된 행정의 한계를 넘어 문화예술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평택 시민과 예술인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 행정과 현장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재단이 성장할수록 현장은 편해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행사를 하려면 돈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대·음향·조명·홍보·출연료 등 대부분의 비용은 행사 전에 발생한다. 사업 구조와 정산 방식 때문에 지급이 늦어진다면 결국 그 부담은 행사를 준비하는 시민과 예술인에게 돌아간다.


문화예술을 지원하겠다는 제도가 오히려 개인의 자금 동원 능력을 요구한다면 앞뒤가 바뀐 행정이다. 공공기관에 계약과 정산, 감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투명성과 경직성은 같은 말이 아니다.


규정을 지키면서도 선금·분할지급 등 현장의 부담을 줄일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전문기관의 역할이다. “규정상 어렵다”, “정산 후 지급한다”, “시의 기준이다”라는 설명에 머문다면 시민들은 굳이 별도의 문화재단이 왜 필요한지 묻게 된다.


문화재단의 전문성은 공연과 축제를 몇 건 개최했느냐가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얼마나 해결했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책임의 경계도 분명해야 한다.


평택시는 재단의 사업이라며 재단을 바라보고, 재단은 예산과 제도의 권한을 이유로 다시 시를 바라보는 구조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시민에게는 어느 기관의 책임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평택시 예산으로 추진되는 문화정책이라면 시와 재단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조직과 예산이 커졌다면 시민에게 돌아가는 가치 역시 커져야 한다. 전문인력이 늘었다면 예술인의 행정 부담은 줄어야 하고, 사업이 확대됐다면 시민의 문화 접근성은 높아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조직 확대는 발전이 아니라 또 하나의 ‘옥상옥’​에 불과할 수 있다.


특히 공공문화기관에서 투명성은 선택이 아니라 존립의 조건이다. 최근 수년간 공연·축제·기획행사의 계약과 예산 집행, 수의계약 비중, 동일 업체 반복 계약 여부, 지역 예술인·단체 참여율, 재단 자체사업과 민간지원사업의 비중 등을 시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의혹이 생겨서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공개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책임이다. 재단의 역할에 대한 방향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문화재단은 평택 문화의 ‘주인’이 아니라 ‘조력자’다. 평택시문화재단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획사가 아니다.


재단이 직접 기획 행사를 얼마나 많이 개최했느냐보다 이름 없는 지역 예술인을 발굴하고 시민들이 만든 평택의 작은 단체가 성장할 기회를 얼마나 만들었는지가 중요하다.


재단의 몸집이 커지는 만큼 민간의 영역이 좁아진다면 건강한 문화생태계라고 할 수 없다. 재단이 박수를 독점해서는 안 된다. 박수받을 평택시민과 예술인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다.


이제 평택시와 문화재단은 조직의 외형보다 존재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 사업·계약·지급 체계를 현장 중심으로 점검하고, 문제가 없다면 투명하게 설명해 신뢰를 얻으면 된다.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지금 고치면 된다. 문화행정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비판의 목소리가 아니라 스스로 문제가 없다고 믿는 조직의 관성이다.


평택시문화재단의 존재 이유는 재단 자체의 성장이 아니다. 문화재단이 커지는 만큼 평택의 문화가 커져야 한다. 예산이 늘어나는 만큼 시민이 체감하는 문화의 가치도 커져야 한다.


"평택시민과 예술인이 재단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재단이 평택시민과 예술인을 위해 존재한다."


평택시문화재단이 톺아보고 새겨야 할 가장 단순하면서도 무거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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