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대형 물류창고‧공사장 화재, 절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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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소방서장 나윤호
소방에서는 매년 되풀이되는 주요 재난 사고들이 있다. 그중 대형 물류 창고 및 공사 현장 화재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재난이다. 2년 전, 이천시 물류창고 화재로 4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21년에도 물류창고 화재로 동료 소방관 1명이 순직하였다.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금년도 초에는 송탄소방서 관내 청북읍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구조대원 3명이 순직하였다. 7월 1일 자로 송탄소방서장 취임 후,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에 컨설팅차 방문하게 되었다. 아직도 그 처참한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지고 순직한 대원들에 대한 미안함도 가슴을 눌렀다.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공사장에서 4,000여 건의 화재 사고와 17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우선 건설 현장이라는 건조한 환경과 구획되어있는 장소적 특성이 화재 시 큰 피해로 이어짐을 알아야 한다.
창고․공장시설의 경우, 밀집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에 작은 불티 하나로도 급격히 주변으로 화재가 확산되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큰 피해를 가져온다. 이러한 공사장에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수칙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공사장 관계자(감독자, 사업주) 및 작업자들 대상으로 소방안전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으로, 지난 청북읍 물류창고 화재에서도 시공사 등이 안전관리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정황도 다수 발견되었다.
공사의 감독자는 작업 시 주변에 임시 소방 시설 설치와 소방시설 사용 방법을 작업자에게 교육하고 작업자의 안전 장비 착용을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 용접․용단 작업 시 안전 수칙 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작업 전 유독가스로 인해 질식 우려가 있기에 인화성 가스 등을 제거하기 위한 충분한 환기가 필수이다. 또한 화재 감시자를 배치하고, 작업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보호장구 등을 철저히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작업 중에는 불티의 비산을 예방하기 위해서 비산 방지 덮개‧방화포 등 방지기구를 구비해 놓아야 한다. 또한 주변 반경 10m 이내에 가연성 물질과 인화성 물질 등을 이동 및 제거한다. 만약 가연물 이동 어려울 시에는 차단막․불연성 물질 등으로 폐쇄‧보호조치 실시를 해야 한다. 작업 후에는 불씨가 남아있는지 일정 시간 동안 확인한다. 감독자와 사업주는 화재 예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안전관리자 및 화재감시자 배치, 임시 소방시설 설치 등 법령에 규정된 화재 예방 조치사항을 이행하는 등 법 준수가 필요하다.
세 번째, 기계의 과부하와 과열 등을 수시로 체크하고 미사용 시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특히 공사장 같은 경우에는 건조한 환경으로 불티 발생 시 주위에 적재되어 있던 합판이나 단열재 등 각종 가연물에 옮겨붙을 수 있어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이번 평택 청북읍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의 경우도 콘크리트 양생 작업을 위해 설치한 열선에서 손상 또는 발열에 의해 발화된 후 주위에 적재된 가연성 물질에 옮겨 붙으면서 화재가 확대되었다.
대형 재난을 방지하기 위한 핵심은 무엇보다도 관계자들의 ‘관심’과 작업자들의 ‘실천’이다. 공사장 화재의 가장 많은 원인은 부주의로, 최근 5년간 약 81%(3929건 중 3181건)에 해당한다. 이는 건축 공사장 화재가 절대 우연이 아님을 보여준다.
공사장 관계자와 작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행동을 실천해야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설마 무슨 일 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언제든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는 재난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화재는 방심하는 순간 대형참사가 되풀이된다는 것을 명심하여 나를 포함한 우리의 일터와 동료가 피해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반복적인 행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 소방서뿐만 아니라 관계자와 작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민·관의 협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有備無患(유비무환)’이라고 하지 않는가. 철저한 안전 수칙을 통한 대비가 대형 재난을 막을 수 있는 초석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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