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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호칼럼] 경기도 · 평택시는 평택항노동자들의 눈물에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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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2-2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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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호 본보 대표



국민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노동자들이 오랫동안 일해왔던 직장에서 열심히 근무해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한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보다 더욱 중요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현 코로나19 시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자본주의 사회이기에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요원하고 지루한 갈등은 존재 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삶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고용, 구조조정, 노조결성 등의 저마다 각각의 수단은 서로의 이유와 목적이 있음에 거론하고 싶지 않다.


평택항 컨테이너터미널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매년 말 1년 단위의 계약을 하면서 '용역'이란 신분으로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이상 열심히 일해왔던 직장에서 연말의 짧은 휴식을 보내고 돌아와보니 특별한 이유 없는 해고 통보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평택항컨테이너터미널 4부두 정문 앞에는 작년 12월 31일 해고 통보를 받은 해고노동자 5명이 두달 가까이 복직을 요구하며 거대한 컨테이너를 실은 트레일러의 소음과 매연, 매서운 바닷바람 앞에 아무런 기약없이 서서 자신의 처지보다는 해고로 인해 가족들의 생계를 먼저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몸으로 부딪치며 생계를 이어가던 해고노동자 5명이다. 


이들은 모두 용역노동자라는 신분으로 하청용역업체가 3번 이상 바뀌는 상황에서도 고용 승계가 되어 평택항만 발전을 위해 묵묵히 일 해왔던 노동자들이다.


해고 노동자들 주장에 따르면 '원청에서 인건비를 맞춰주지 않아 경영상 이유로 부득이하게 해고통보 했다'는 주장을 하고있다. 


특히 이들 5명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 조합에 가입된 노동조합원들이며, 3명은 노동조합 간부이다. 


이들은 소위 '배부른 귀족 노조'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정규직 노조가 아니라 최소한의 노동자의 근무여건과 노동자의 안전 및 부당한 대우를 막아내기 위한 비정규직 용역으로 구성된 '생계형 노조'라 할 수 있다.


이들 해고노동자들은 지난해 11월 용역업체 간부의 갑질 행위를 문제 삼아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넣은 사실 등을 볼 때, 이번 해고 사태는 단순하게 경영상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오해의 소지도 다분하다. 


누가보더라도 용역하청업체 소속 62명의 노동자들 중에서 5명의 노조원들만 해고통보를 했으며 그동안 길게는 10년 동안 아무 문제없이 노동자들의 전문성을 인정해 고용승계가 되어 왔음에도 용역업체 측에서 경영상의 이유로 일방적으로 해고를 한 것은 해고노동자들이 주장 하는대로 절대 납득 할 수없는 일이다.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란 말이 있다. 오이밭에서 신발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말라는 뜻이다. 


해고의 이유를 단순히 경영상의 문제라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노조해체가 목적이라는 오해를 사거나, 자칫하면 노조탄압이라는 불법적인 결과물로 귀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더욱 문제는 해고노동자들은 평택항컨테이너터미널 용역업체 실제 고용주는 원청기업이라고 주장 하고있다. 어쩌면 원청기업이 용역업체를 설립했든 다른 용역업체를 내세웠든지 간에 혹여 불법적으로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대목이다.


용역업체인 J사와 도급계약을 맺은 원청사인 H사는 대기업을 지주회사로 두고있는 국내 굴지의 업체이고, 또한 경기도와 평택시는 H사의 지분을 각각 5%, 2%를 보유하고 있다. 


민간기업에 도민, 시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공공자본을 투입한 것은 국책항만인 평택항만의 발전과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평택항 4부두 정문 농성장의 해고 노동자들은 말하고 있다. 두 달이 다 되도록 원청기업의 지분까지 보유한 경기도와 평택시 그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지 않고 있다고. 


늦은 감이 있지만 경기도와 평택시는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부당해고, 노조탄압이라는 부분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 보아야 할 것이며 경기도의 유일 국책항만인 평택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과 신음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경기도와 평택시는 "하루라도 빨리 일하고 싶다"고 울부짖고 있는 해고노동자들의 눈물을 무시했다는 오명을 쓰는 자치단체로 전락하고 싶지 않다면, 하루라도 빨리 그들의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에 늦었지만 응답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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