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규의 기자수첩] 아~글쎄... 끼어들기가 아니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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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 취재본부 임정규 기자
최근 평택시는 많은 발전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기존에 있는 도로들이 인구 유동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교통량 집중 시간대에는 차량 정체가 되는 구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삼성반도체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되기에 외지에서 통근하는 차량이 더욱 많아져 교통 혼잡이 가중되는 것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얼마 전 운전 중 차선 변경하려고 방향지시등을 켠 차량이 차선 변경을 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모습을 보면서 왜 앞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려는데 모두들 양보하지 않을까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대부분 운전자들은 하나같이 토로한다. “왜? 차선을 변경하고자 방향지시등을 켜면 천천히 오는 차도 쌍라이트를 번쩍이며 무섭게 달려드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한다.
이 말은 들은 나로서는 한편으로 '뜨끔해짐'을 느낀다. 나 역시도 그런 적이 있었다는 생각에서다. 이 말을 하는 그들 역시도 다들 한 번쯤은 그랬을 것이다.
'차선변경'과 '끼어들기'는 그 행위 자체의 판단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운전자는 차선을 변경하고자 하는데 도로가 정체된 상황이라면 타인이 볼 때 차선 변경이 아니고 끼어들기가 되는 것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끼어들기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과실 여부를 판단할 때 끼어들기를 시도한 차량이 가해 차량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각보다 많은 운전자가 점선이면 끼어들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점선, 실선 상관없이 안전거리를 무시하고 진로를 변경한다면 새치기하기 위해 끼어드는 것으로 판단되기에 사고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 대상이 된다.
이것은 말 그대로 "법"이다. 법일 뿐이다. 법이란 최소한의 규칙을 정함이 원칙이기에 원인을 제공한 이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이 법의 근본이기에 법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겠다.
양보와 배려의 운전문화가 정착한 유럽, 미주, 일본이나 하물며 우리보다 경제력에서 뒤지는 동남아 필리핀 등에서도 운전하는 경우 방향지시등을 켜면 진행해오던 차량들이 거의 속도를 줄이고 양보해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 끼어드는 차량이 있을 때 상향등을 두어 번 깜박이는 경우가 많은데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내줄 테니 안전하게 차선 변경해서 들어오라는 의미이다. 한국처럼 들어오지 말라고 혼내는? 상향등이 아니다.
한국도 선진국으로서 이러한 양보와 배려의 운전문화가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요즘 보복 운전의 처벌이 강화되고 있다. 차선 변경을 하는데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거나 경적을 울리며 공포를 조정하는 행위 역시도 일종의 보복 운전이 아닌지 검토가 필요할 때라는 생각을 해본다.
운전하면서도 친절, 감사함, 자만심, 이기심, 분노 등 다양한 감정과 만나며 인간관계를 배워가는 것이기에 이기심과 분노를 느끼며 배우게 하는 것보다 친절과 감사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배려심을 키우는 운전 습관을 강제?해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본다.
차선을 변경하는 앞 차량을 보면서 '끼어들기'가 아니고 '차선 변경'을 하는구나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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