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호 칼럼] 평택시 의회와 인근 안성시 의회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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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서인호 대표
지방자치제가 시작되어 기초의회 탄생이 30여 년이 지났다. 지자체 입법부로서 조례를 제정하고, 예결산 심사와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행정을 견제‧감시하며 시민의 의견을 모아 지자체의 행정업무에 반영토록 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다.
시민만을 위해 오롯이 활동하는 것을 화두로 탄생했기에 한때 기초의원은 정당 색 배제를 위해 소속 정당의 색을 지우려 한 적도 있었다.
현행 선거제도에서 중앙당의 지방의회선거 개입으로 인한 잡음과 부작용 등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정당 색의 문제로 지방정치의 근본이 망가지는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겠다.
평택시의회는 18석의 의석 중, 여 8석 ‧야 10석이며 지자체장은 야당 소속이다. 인근 안성시와는 다른 여소야대의 구조다.
평택시 의회는 지난 역대 의회에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시민을 위한 정치적 판단은 겨루지 않고 서로 협치와 합의를 통해 신속하게 이뤄낸다. 이번 난방비 보조금 형식의 생활지원금 지급 결의도 마찬가지이다.
야당 소속의 시장이 난방비 지원을 결정하자 평택시 의회는 여‧야를 떠나 시민을 위한 일이라는 것에 임시회를 원포인트로 진행, 긴급 생활안정지원금 관련 안건을 신속하게 처리해 여‧야를 떠나 시민들을 위함에 필자를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반면 안성시의회는 야당 소속인 시장이 시민 1인당 10만 원 지급으로 상정한 긴급재난지원금 추경 예산안이 '야대 여소'인 시의회에서 여당 소속 의원들의 주장으로 1인당 5만 원으로 삭감 의결됐고 이에 안성시장은 작심하고 비판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안성시 의회는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 5석, 더불어민주당 소속 3석 등 모두 8석으로 구성이 되어 여대야소이고 시장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재선 시장이다.
물론 지자체장 예산안이 원안대로 통과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시장이 의회의 결정을 비난하는 것에는 의회 기능에 대한 도전이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그 배경을 보면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구성된 여대 의회와 야당 소속 자치단체장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면서 예산안 심의가 늦어졌고 행정사무 감사도 유야무야로 진행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자체장 공약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거나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반목과 갈등은 최근까지도 끝이 나지 않을 기미다.
안성시 시민의 최대 숙원으로 시민 78%나 찬성하고 있는 안성도시공사 설립 문제도 민선 8기 시장 취임 후 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조례 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의회는 위원회에 상정마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안성시 의회는 2023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392억 원이라는 지역 역사상 최대규모의 예산을 삭감했다. 이는 안성시 가용예산 2,400억 원 중 16.3%에 해당하는 예산으로 사상 초유였다.
삭감된 예산은 △소규모 응급 복구사업 △청소년 진로체험·청년취업 및 주거지원 △문화 공연 및 어르신 생활체육 운영 △기간제근로자 인건비 △취약지역 주거환경 개선 및 학생 아침 간식 사업 △교량 유지보수·노후 가로등 교체 사업 등 여성과 학생, 청소년, 농업인, 사회안전시설 등을 위한 사업이다.
이어 ‘안성시장’이라는 말이 들어간 모든 체육행사에 대해 ‘선거법에 문제가 된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을 시도하자 ‘선거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선관위의 해석을 시의회에 정식 제출했다.
그럼에도 여당 소속 의원들은 대회 모두에서 ‘안성시장기’와 ‘안성시장배’를 빼라고 요구하며 모든 안성시 시민체육행사 예산을 삭감하고 앞으로도 연속 삭감을 예고하고 있다.
예산 심의를 통해 집행부를 견제하는 것은 시의회의 고유 역할이지만 여‧야 대치를 앞세워 시민이라 가장 큰 존재를 간과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앞선다.
예산을 둘러싼 지자체와 의회의 감정 섞인 싸움은 결국 안성시 시민의 손실로 이어지기 마련일 것이다.
안성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안성시 순세계잉여금 약 1,600억 원과 삭감된 본예산 400억 원 등 쓰지 못한 예산이 쌓여 있다며 국민의힘은 예산을 삭감만 할 뿐 대안이 없다며 다수당의 독주에 분노하고 있다.
안성시의회의 여당 소속 의원들의 이러한 행태를 일부 시민들은 '몽니'라는 표현으로 대신하고 있다. 내년 다가올 총선의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
지방자치제 실시 30여 년이 지난 풀푸리 민주주의의 잘못된 현실과 폐해를 안성시가 대표적인 모습으로 우뚝 서지는 않을 지 걱정이다.
철학자 플라톤의 일갈이 세삼 와닿는다.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벌 중의 하나가 자신보다 저급한 자들의 지배를 받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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