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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 명장(名匠)’ 적문스님에게 한·중·일 사찰음식에 대해 듣는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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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12-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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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찰음식, “청아하고 정갈하며 영양이 풍부해” 


일본 사찰음식, “담백함 살리고 식품 자체 맛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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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음식 조리법을 교육하고 있는 적문스님 

 


2003년 8월 수도사에 부임한 적문스님은 국내 대표적인 사찰음식 명장으로서 수도사와 사찰음식을 통해 평택시를 전국에 널리 알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가장 먼저 사찰음식 연구 및 보존에 첫 걸음을 내딛은 적문스님은 지난달 27~28일 양일간 평택시 포승읍에 소재한 대한불교조계종 수도사 평택원효대사깨달음체험관 개관 4주년을 기념하여 시민들의 코로나19 면역력 증진 강화를 위해 ‘한국·중국·일본 사찰음식 대향연(大響宴)’을 진행했다. 적문스님은 이번 대향연에서 3국의 70여 가지에 이르는 음식문화를 소개했다. 본보는 2회에 걸쳐 적문스님의 한국·중국·일본 사찰음식 문화에 대한 소개를 연재한다. <편집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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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단백버섯탕수이(중국 사찰음식)   



■ 중국 사찰음식의 특징 “청아하고 정갈하며 영양이 풍부해” 


중국 사찰음식은 예로부터 ‘소식(素食)’이라고 불려왔다. 중국 소식의 역사는 이미 고대 선진(先秦)시대에 그 기원을 가늠할 수 있는 기틀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춘추전국시대부터는 이미 일반 민가에서도 깊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중국의 사찰음식은 ▶사찰소식(寺刹素食) ▶궁정소식(宮廷素食) ▶민가소식(民家素食) 등 크게 3가지 부류로 나누어진다.


사찰소식은 엄격한 완전 소식으로 오신채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계란류의 사용까지 금하며, 역대 제왕에게 올렸던 궁정소식은 진귀한 재료를 사용해서 고증된 정교한 조리기법으로 요리된 동시에 외형의 심미적 기준까지 구비했다. 또 민가소식은 재료면에서 광범위하여 맛 좋고 경제적이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보급되는 소식을 말한다.


중국 소식의 주요한 특징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특징은 인체의 건강을 이롭게 하는 독특한 품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으로, 채식에 주로 사용되는 녹엽채소, 과일, 일반채소, 콩제품, 식물성 기름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맛이 신선하고 영양이 풍부하며 소화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 선택하는 재료가 광범위하고 응용되는 진귀한 재료들이 대단히 많다. 세 번째, 중국 사찰음식은 궁중에서도 크게 발전한 관계로 육류를 모방하는 요리법으로 모양과 맛까지도 상당히 근접하게 요리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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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취볶음밥(중국 사찰음식)  



그리고 중국 소식의 주요한 또 다른 특징은 철에 따라 나오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위주로 청아하고 정갈하며 영양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까지 건강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마음의 건강은 매우 중요해서 소식자(素食者)들의 정신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채식을 일상화하면 모르는 사이에 사람이 어질고 선량해지고, 마음이 평온해지고 공손해지면서 예의를 갖추는 동시에 너그럽고 관대해져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해지는 품성이 갖추어진다.


현재까지 중국 소식은 이미 그 종류가 8,000여종에 이르고 있으며, 음식을 만드는 방법에 따라 크게 3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두부피를 이용해서 얇은 조각을 만들어 소를 넣고 말아 짜서 걸쭉하게 풀은 전분을 묻혀 튀기는 방법이다. 둘째는 밀가루와 버섯류를 위주로 하는 조리방법이다. 셋째는 기름에 굽거나 튀기는 방법이다. 그리고 더 세분화해서 8가지로 나누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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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부튀김(일본 사찰음식) 


■ 일본 사찰음식의 특징 “담백함 살리고 식품 자체 맛 살려”


 

중국인들은 중국 사찰음식을 소식(素食)으로 명명(命名)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사찰음식을 정진요리(精進料理)라고 하고 있다.


정진요리는 산사에서 수행하는 정진하는 스님들의 식사를 말한다. 여기에는 엄격하게 먹는 식사 예법이 있으며, 음식을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 모두에게 수행의 마음가짐이 요구되었다.


정진이라는 말은 고대 인도어(산스크리트어)의 ‘Viraya’를 한자로 표현한 것으로 불교에서 수행을 할 때 잡념을 버리고 일심으로 정신수행을 한다는 뜻이다.


정진요리는 중국으로부터 전해진 불교의 사상에 의하여 ‘불상생’의 계율에 따라 육류를 먹지 않기 때문에 수도하는 과정에서 채소와 콩으로 가공한 두부, 유부, 낫토 등의 식품이나 해초류의 재료를 쓰는 일본의 독특한 전통 요리의 하나로 발전했다.


정진요리의 뜻은 유정(有情: 동물)을 피하고 무정(無情: 식물)인 채소류, 곡류, 두류, 해조류만으로 조리한 것으로, 미식(美食)을 피하는 조식(粗食)을 의미하며, 비자기름, 참기름, 콩기름, 호두기름 등 기름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감칠맛을 내는 튀김요리가 많다.


정진요리의 주된 식재료는 채소, 두류, 과실, 종자, 해조, 건어물 등이다. 특히 정진요리에서 두부는 매우 쓰임새가 다양한데, 이는 가장 부족한 단백질을 두부에서 얻기 때문이다. 구이용, 연두부, 미소시루용, 얼린 두부, 유바, 건두부, 튀긴 두부, 발효시킨 두부 등으로 가공되어 쓰이고 있다.


대표적 양념류 중 하나인 깨도 단백질원의 하나로, 특히 영평사(일본 선불교의 조동종 본산)에서는 죽에 사용하거나 두부를 만들 때 사용하기 위해서 깨를 전좌 숙소의 수행승이 매일 한 시간 정도 심혈을 기울여서 절구에 갈아 사용할 정도로 정진요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귀중한 양념이며,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양념으로 쓰이는 재료가 섞이지 않아 담백한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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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곤약스테이크(일본 사찰음식)  

 

정진요리에서는 담백함을 살리고 식품 자체의 맛을 살리기 위해 조미료는 가급적 적게 사용한다. 특히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데, 예를 들면 채소를 가열조리 할 때 식품 자체 내에서 단맛이 배어나오기 때문에 그 맛을 살리기 위해 가미하지 않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소금, 간장, 된장도 식품이 지닌 단맛과 풍미를 살리기 위해 삼가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정진요리에서는 씨, 열매, 잎 등 버리는 부분 없이 통째로 먹어 식품 고유의 에너지를 섭취하는 일물전체(一物全體)의 정신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식품 재료를 어느 부분도 남기지 않고 전부 사용하여 버리는 부분이 없도록 하고 있다.


영평사의 주방에는 모든 것의 생명을 살리는 ‘불살생(不殺生)’이라고 쓰여 있다. 살아있는 것의 생명을 빼앗는 일은 살생이지만 그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헛되이 사용하지 않고 전부 끝까지 사용하는 것은 불살생이라는 뜻이다.


가마쿠라 시대(1192~1333년 봉건주의의 기초가 확립된 시기)에 발달한 정진요리의 영향으로 16세기 말에 차 문화의 발달과 더불어 음식의 양이 적고 계절적인 특징을 강조하는 카이세키(懐石) 요리라는 일본 음식 문화의 한 주류가 확립되었다. 카이세키 요리는 불교의 선종사상의 영향을 받아서 발전된 일본의 전통음식 중의 하나이다.


카이세키 요리는 차카이세키 요리라고 하며, 다도에서 차를 내기 전에 손님에게 내기 위한 간단한 식사로, 일시적으로 배고픔과 추위를 잊을 정도의 가벼운 식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매우 엄격한 규칙에 따라 형성된 요리체계로 지금까지 45여 년을 이어왔다.


‘카이세키’라는 말은 선종의 스님들이 아침과 점심식사만 한다는 계율에 따라 공복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품에 따뜻한 돌을 품었다’라는 이야기에서 나왔다. 카이세키 요리는 바로 이 온석처럼 속을 따듯하게 해주고 공복을 견디도록 도와주는 간단한 식사를 말하며, 차를 마시기 전에 공복감을 참는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또한 불교에서는 정오 이후에는 식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저녁식사가 아니라 약으로 먹는다는 의미에서 약석(藥石)이라고도 한다.


이 기사는 평택자치신문과 공동 기획, 취재하여 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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