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삼성 효과’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평택 2050, 지금 설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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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성 (평택자치연대 대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 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른다.
이 수치를 평택의 언어로 환산하면 의미는 더욱 선명해진다. 법인세율 22%를 적용하면 약 66조 원, 여기에 지방소득세 10%를 적용하면 6조 6천억 원 규모다. 평택캠퍼스 안분율(15~20%)을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 한 곳에서 평택으로 유입되는 지방세수는 연간 1조 3천억~1조 7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
평택시 한 해 예산이 약 2조 5천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산업에서 예산의 60%에 가까운 재원이 들어오는 셈이다.
불과 2024년 세수가 ‘0원’에 가까웠고 지난해도 550억 원 수준이었던 점을 떠올리면, 이는 단순한 증가가 아니라 도시의 운명을 바꿀 ‘구조적 전환의 기회’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까지 감안하면 최소 향후 5년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낙관이 아니라 냉정한 판단이다.
이 ‘천문학적 기회’를 소모성 예산으로 흘려보낼 것인가, 아니면 도시의 백년대계를 위한 구조적 투자로 전환할 것인가. 이 선택에 따라 평택의 미래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양적 팽창이 아니라 도시 체질을 바꾸는 전략적 설계다.
필자는 ‘평택 2050 프로젝트’라는 장기 비전 수립을 제안한다. 반도체와 AI를 축으로 평택항 중심의 베이밸리 구상, 중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양질의 일자리, 재생에너지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경제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특정 산업 의존을 넘어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도시로 전환해야 한다.
시민 통합 역시 필수 과제다. 경제 격차와 지역 불균형, 이해관계 충돌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개인 간 갈등이 아닌 제도와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 복지와 균형발전, 갈등 조정 기능이 함께 작동할 때 도시의 수준은 한 단계 올라간다.
주거 문제도 근본적 접근이 필요하다. 청년과 신혼부부, 시민 누구나 ‘내 집 걱정 없는 도시’에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주택 공급과 도시개발을 책임질 ‘평택도시공사’ 설립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거 안정은 출산율과 도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삶의 질 또한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 도시의 품격은 건물 높이가 아니라 녹지의 깊이에서 결정된다. 진위천·안성천·평택호를 잇는 그린 네트워크와 문화·레저·스포츠 공간 확충, 자율주행 기반 교통체계를 반영한 ‘15분 생활권 도시’ 구축이 필요하다.
문화와 교육 역시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다. 인재는 일자리만으로 머무르지 않는다. 문화와 교육 환경이 갖춰질 때 도시가 선택된다. 세계적 수준의 도서관과 박물관, AI 교육특구를 통해 ‘떠나는 도시’가 아닌 ‘찾아오는 도시’로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전략은 특정 시장의 임기 안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미래 도시 디자인 기금’ 조성과 ‘평택 2050 프로젝트 로드맵’을 추진할 범시민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정책의 연속성을 제도적으로 담보하지 않으면 지금의 기회는 쉽게 사라진다.
삼성전자의 성장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이 기회를 일시적 호황으로 끝낼 것인가, 아니면 다음 세대를 위한 구조적 도약으로 만들 것인가.
평택은 더 이상 ‘삼성의 도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민의 삶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도시. 이제는 상상이 아니라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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