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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여행하기] 싱할라 왕국 최후의 수도 ‘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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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10-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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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사로 인해 198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불치사 곳곳 테러 경비 삼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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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치사는 (구)캔디 왕국 단지에 위치한 스리랑카의 국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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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할라 왕국 최후의 수도, 캔디(Sacred City of Kandy) - Day 7. 2020. 1. 10.(금)

 이제 싱할라족이 남인도의 타밀족에게 쫓겨 옮겨 다니다가 마지막에 선택한 수도인 캔디로 간다. 캔디는 주로 불치사(Sri Dalada Maligawa in Kandy, 1595)로 인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1988년)에 등재된 곳으로, 1815년 영국에 멸망할 때까지 싱할라 왕국 최후의 수도이었다.

 시기리야를 출발할 때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다. 3시간에 걸친 운행 끝에 힘들게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허리가 뜨끔뜨끔하더니 계단을 오르기 힘들다. 움직일 때마다 갑자기 몇 초 동안 전기에 감전된 듯 숨이 막히고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스쿠터를 일주일째 하루에 5시간 이상을 타고 있고, 오늘은 새벽부터 거친 바위산인 피두랑갈라와 사자바위를 올랐으니 탈이 난 모양이다. 앞으로도 일주일을 더 스쿠터를 타야 하는데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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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치사로 가는 길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이다.

 2시간쯤 쉬니 좀 움직일 수 있다. 주인은 스쿠터가 자주 분실된다며 꼭 버스를 타고 불치사에 가라고 당부한다. 알려준 대로 버스를 잡으려고 하니 어렵다. 몸이 불편하지만 30분 거리라 그냥 걸어가야겠다.

 부처의 왼쪽 송곳니가 봉안된 불치사의 곳곳에는 테러에 대한 경비가 삼엄하다. 불치는 아누라다푸라, 폴론나루와 등을 거쳐 지금의 캔디에 이르기까지 싱할라족의 흥망에 따라 함께 이동하면서 왕권의 상징이 되었다. 현재도 스리랑카 총리가 취임할 때 불치사에 참배하는 것이 관례이고, 매년 7~8월에는 불치에 경의를 표하는 페라하라(Perahara)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불치는 스리랑카 최고의 보물이자 경배의 대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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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년 폭탄 테러를 당한 팔각정에는 나무 불경과 책을 보관하고 있다.

 붉은 지붕을 가진 흰색의 팔각정(Pattirippuwa)이 먼저 눈에 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장 상징적인 건물인 듯싶다.

 소지품 검사를 마치고 해자를 가로지르는 커다란 입구와 아름답게 장식된 통로를 지나 부처의 치아 사리가 봉안된 사원으로 들어간다. 평범한 외관과는 대조적으로 통로는 비밀의 방에 들어가는 것처럼 신비롭다. 상감 목재, 상아 및 벽화가 가득하다. 기둥이 있는 2층으로 된 개방형 홀의 천장에는 알록달록한 불교 깃발이 있다. 파란색은 부처의 머리카락, 노란색의 몸, 빨간색은 피, 흰색은 치아, 그리고 주황색은 부처의 옷을 뜻한다.

 치아 사리함의 공개를 알리는 전통 음악이 연주된다. 높은 지위로 보이는 승려와 관리들이 철문으로 닫혀있는 1층의 법당으로 드나들기를 반복한다. 이색적이지만 30분이 넘도록 계속되는 같은 광경이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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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에 한 번씩 불치를 공개한다. 평소에는 불치함만 볼 수 있다.

 부처에 바칠 꽃을 손에 정성껏 들고 2층으로 움직이는 행렬의 뒤를 따르지만, 사람들의 물결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부처의 치아 사리가 봉안된 전각은 큰 코끼리 어금니가 있는 앞쪽이다. 하루 3번씩(5시 30분, 10시 30분, 6시 30분) 살아있는 부처를 대하듯이 테바바(Tevava) 또는 푸자(Buddha-puja)라고 불리는 공양 의식이 열리며, 이때만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불치함을 공개한다. 7년에 한 번씩은 불치함을 열고 불치를 공개한다는데 2018년에 열렸으니 2025년이 되기 전까지는 불치함을 스치듯이 잠깐 보고 기도하는 것이 전부다. 불치를 지키는 최고 수장이 장관급이라고 하니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 보물인지 알 수 있다. 

 불치함 앞은 불자들로 인산인해이다. 꽃을 올리고 두 손을 공손히 모아 기도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부처의 축복을 받기 위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많이 보인다. 마음을 깨끗하게 하려고 흰옷을 입고 살아있는 부처를 모시는 것처럼 진지한 표정이다. 온 정신을 집중해 예불과 공양을 올리는 모습은 여행자에게 구경거리 문화유산이지만, 더러운 갠지스강에서 행복하게 목욕하던 인도인처럼 스리랑카인에게 뿌리를 내린 삶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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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력적이고 평화로운 캔디호수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어둡다. 불치사를 감싸고 있는 캔디 호숫길에는 노동자들이 비둘기 똥을 치우고 있다. 건설을 반대한 수많은 사람이 무자비하게 죽임을 당한 피비린내 나는 역사가 있지만, 캔디 호수는 매력적이고 평화롭다. 폴론나루와의 호수처럼 사람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 다음에는 여행 8일차 ‘버티기 어렵다’가 이어집니다. 

<오석근 작가의 여행기는 본보와 평택자치신문이 공동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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